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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3일 금요일

〈ClariS SPRING TOUR 2024 ~Tinctura~〉 후기 (下)

ClariS are Clara & Karen!

2024년 5월 31일(金)에 열린 팬클럽 이벤트 〈ClariS Room Party 2024 ~Rhythm~〉, 6월 1일(土)과 2일(日)에 열린 〈ClariS SPRING TOUR 2024 ~Tinctura~〉의 후기를 남깁니다.


1. 신오오쿠보 성지순례

가장 먼저 도쿄 공연 주에 태풍이 지나간다는 소식이 있어서 조금 불안했었는데, 다행히 직전에 태풍이 사라졌다. 팬들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클라리스는 비를 몰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실제로 2019년에는 〈ClariS SPRING TOUR 2024 ~Tinctura~〉 도중 일정이 연기된다거나 2022년에는 태풍으로 행사가 취소된 적도 있었다. 경비 절약을 위해서 첫날은 피치 항공을 타고 하네다 공항에 오전 1시쯤 도착했다. 6월 3일부터 대학 기말고사 기간이라 어쩔 수 없이 공항에서 교양 과목의 기말 레포트를 써야만 하는 각박한 상황이었다. 생각보다 분량이 어마어마해서 원래는 다 쓰면 좀 노숙을 할 생각이었지만, 완성하고 나니까 잠을 자기가 애매해져서 그냥 지하철을 타고 신오오쿠보로 이동했다.

막상 도착하니 시간이 너무 일렀던 관계로 신주쿠에 있는 마네키네코에서 1시간 반 정도 클라리스 노래만 부르면서 시간을 때웠다. 한국 노래방에서는 부를 수 없는 노래들을 전부 부를 수 있었기에 아주 행복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아침에 비가 상당히 많이 내려서 제발 오후에는 비가 오지 않기를 기도했다. 덕분인지 다행히 오후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정답은 〈Blue Canvas〉

클라라와 카렌은 올해 5월 LiSA의 투어 중에서 무도관 공연을 보러 갔었다. 공연이 끝나고 신오오쿠보에서 놀았던 사진을 팬클럽 회원들에게 메일로 보냈었는데, 그때 멤버들이 방문했던 곳을 따라 방문해보기로 했다. 인생네컷, SECRET WINDOW, Seoul Cafe, 2D Cafe로 총 4군데였다. 이 중에서 Seoul Cafe는 예전에 ClariS Report에서 카렌에 의해 언급되었던 장소다. 멤버들이 앉았던 자리에서 같은 메뉴를 시켰다. 몸이 하나인 관계로 음료수는 두 개 중에서 하나를 고를 수밖에 없다는 게 살짝 아쉬웠다. 어쨌거나 신오오쿠보 성지순례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도쿄돔 시티홀이 위치한 스이도바시역(水道橋駅)으로 이동하는 야마노테선(山手線) 열차 안에서는 5월 30일에 멤버들이 생방송으로 출연한 FM 라디오 “하나라지치바(花ラジちば)”를 감상했다. 하나라지치바는 클라리스의 아버지 격 존재인 토미타 아키히로가 MC를 맡고 있는 라디오인데, 클라리스는 지난 번과 동일하게 1시간 가량의 엄청난 분량을 차지했다.


2. 팬클럽 이벤트

원래 팬클럽 이벤트는 지금까지 연석으로 응모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4인까지 연석이 허용되었으며 심지어는 팬클럽에 소속된 지인만 있다면 팬클럽 회원이 아닌 사람도 참가가 가능했다. 팬클럽 이벤트가 개최된 장소는 〈Tinctura〉 투어의 도쿄 공연과 같았기에, 라이브 전날에 회장의 특징이나 규모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이벤트 자체의 시작 시간은 오후 6시였지만, 오후 3시부터 팬들로부터 “ClariS POST 출장판(出張版)”이라고 해서 검정색 막 위에 각자의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기획이 준비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왼쪽은 히로시마 공연에서 뒷배경에 놓여 있었던 막이었고 오른쪽은 이번 팬클럽 이벤트를 위해 특별히 준비된 것으로 보였다. 아래 사진에서 양쪽의 메시지 양이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말하자면, 처음에는 왼쪽의 Tinctura 밖에 없었는데 이벤트가 끝나고 나오니 오른쪽의 Rhythm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마 왼쪽이 꽉 차서 메시지를 못 적은 사람들을 위해 스태프들이 오른쪽을 준비한 것 같다.

필자를 포함해서 일본인이 아닌 외국 팬들은 서로를 만나면 굉장한 내적 친밀감과 동질감을 느끼곤 한다. 이번에도 외국 형님들의 제안으로 해외 팬들의 메시지는 한 공간에 따로 모아 각자의 언어로 적자는 말이 오갔다. 그래서 왼쪽 사진의 오른쪽 아래 부분을 보면 외국어로 된 메시지가 모여 있는 곳이 있다. 외국 팬들은 대체로 홍콩이나 대만이나 중국에서 오신 분들이 많았다. 어떤 대만 팬분께서는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 대만의 명물 파인애플 케이크 펑리수(鳳梨酥)를 선물해주시기도 했고, 또 다른 대만 팬분께서는 종종 내 블로그를 읽고 있다고 하셔서 놀랐다.

정말 감사하게도 7월 말에 갱신된 팬클럽 콘텐츠 ClariS Movie 1분 45초쯤에서 내가 적은 “클라라 카렌 사랑해”를 클라라가 손가락으로 찍으면서 언급해주었다. 덕분에 독일 싸인회에서 멤버들에게 읽어줘서 고맙다고 직접 전할 수 있었다.

오래간만에 한국 팬들로부터의 화환도 도착해있었다. 총 25만원 정도를 모금 받았고 필자는 8만원 정도를 냈던 걸로 기억한다. 그다지 높지 않은 후원금에 비하면 상당히 좋은 퀄리티로 완성되었다. 기술적 오류로 인해 네임보드 디자인이 본래 기획안과 달라서 아쉬웠지만, 화환 자체의 디자인이 너무 훌륭해서 큰 상관은 없었다. 보통 네임보드에는 크레딧을 남기는 게 일반적이지만, 모든 후원자들을 평등하게 대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사실 KOREA라는 풍선은 업체 측 실수로 인해 KORIA가 될 뻔했기 때문에, 그걸 생각하면 천만다행이다.

사전에 팬들로부터 어떤 곡을 부를지에 대한 투표를 받았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고 특별한 추억도 있어서 망설임 없이 〈Twinkle Twinkle〉을 신청했었다. 《Parfaitone》의 티저 영상이 공개되면서 이 곡의 일부만을 들을 수 있었을 때, 처음 듣고 받았던 충격이 생생하다. 심지어 ClariS Spring Radio에서 〈Twinkle Twinkle〉에 대한 필자의 사연이 읽혀서 더욱 애착을 갖게 된 곡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Twinkle Twinkle〉이 7위 안에 들지는 못했다.

ClariS 공식 유튜브 채널 ‘ClariS オフィシャル YouTube チャンネル’

대부분 라이브에서 채용되지 않는 초기의 커플링 곡이나 앨범 수록곡이 순위권에 들었고, 팬들이라면 대부분 어느 정도는 예상이 가능했던 리스트였다. 작년 5월 〈Neo Sparkle〉 공연의 “ClariSong Ranking!!” 때도 그렇고 항상 이런 투표를 하면 옛날 커플링 곡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비하의 의도는 없다만, 진짜로 인기가 높아서라기보다는 그다지 들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무지개라는 《Iris》의 콘셉트에 맞추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던 노래들을 7위부터 1위까지 불렀다. 언제나 클라리스의 팬클럽 이벤트에서 MC를 맡는 토미타 프로듀서도 멤버들의 요청에 따라 왼쪽 객석으로 이동하여 노래를 감상했다.

7. シルシ
9번째 싱글 《CLICK》에 2번 트랙으로 수록되었던 커플링 곡이다. 청량하고 시원한 매력을 가진 밝은 곡이다. 카렌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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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サヨナラは言わない
정규 1집 《BIRTHDAY》의 오프닝 트랙이었던 노래다. 앨범의 주제인 ‘졸업’에 맞추어 마지막과 시작, 헤어짐과 만남, 기대와 불안을 테마로 만들어졌다. 클라리스가 거주하는 홋카이도에서 바다를 건너 혼슈로 가는 설정에 기반하여 바다의 파도라는 색채가 곡에 반영되었다. 데뷔곡만큼은 아니겠지만 특별한 자리에 있다보니 이 곡에 대한 애정을 가진 팬들도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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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アナタにFIT
3번째 싱글 《nexus》에 3번 트랙으로 수록되었던 커플링 곡이다. 넨도로이드를 테마로 쓰여진 곡이며 실제로 CM송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성격이 아주 이질적이기 때문에 라이브에서 영원히 볼 수 없을 노래로 인식되곤 했다. 들을 기회가 없다보니 이번 팬클럽 이벤트에서 100%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래를 다 부르고 난 후에 멤버들도 가사에서 “넨도로이드~”라고 반복되는 부분이나 곡 자체의 개성으로 인해 라이브의 세트 리스트에 넣기가 어려웠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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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アイデンティティ
정규 6집 《Parfaitone》의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된 곡이다. 특히나 자전적인 가사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는 미디엄 발라드 넘버인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앨범인 《Parfaitone》에서도 좋아하는 노래였기에 이번 이벤트의 7곡 중에서 가장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Twinkle Twinkle〉이 콘셉트나 사운드적으로 《Parfaitone》의 하이라이트라면 〈アイデンティティ〉는 가사에 담긴 메시지로 앨범을 완성시키는 느낌이다. 나머지 6곡보다 훨씬 늦게 발매된 곡임에도 당당히 투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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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Pieces
8번째 싱글 《カラフル》에 3번 트랙으로 수록되었던 커플링 곡이다. 초기에 나온 커플링 중에서는 꽤 개성이 강한 노래인데, 특히 전주를 듣는 순간 〈Pieces〉라는 걸 바로 알 수 있다. 짝꿍인 〈Surely〉는 라이브에서 은근 자주 부른다는 점에서도 확실히 소외되었던 느낌이 있던 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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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Don’t cry
3번째 싱글 《nexus》에 2번 트랙으로 수록되었던 커플링 곡이다. 활동 초기에 발매되었던 커플링은 싱글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퀄리티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Don’t cry〉는 대표적인 예외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가성을 넘나드는 클라라의 보컬 기교를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한 곡이기도 하다. 이번 투표에서 〈アナタにFIT〉도 순위권에 들었기 때문에 《nexus》는 커플링이 둘 다 채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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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ココロの引力
데뷔 싱글 《irony》에 2번 트랙으로 수록되었던 커플링 곡이다. 예전 멤버였던 앨리스를 상징하는 노래였기 때문에, 클라라의 〈Neo Moon〉과는 다르게 멤버들 입장에서는 선뜻 부르기가 어려웠던 노래였다. 곡을 부르고 나서 카렌도 ‘클라리스에게 있어서 아주 큰 의미를 갖는 노래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가짐으로는 부를 수가 없었다’라는 식의 말을 했다. 팬들은 이 노래가 무조건 1등을 할 거라고 다들 예상하고 있었다. 이로서 수많은 팬들의 기나긴 소원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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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곡은 한 번에 부르지 않고 7위 〈シルシ〉부터 4위 〈アイデンティティ〉까지 부르고 나서 안무 강좌 코너를 진행한 뒤 3위 〈Pieces〉부터 1위 〈ココロの引力〉를 불렀다. 노래가 끝날 때마다 멤버들이 곡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를 달았고, 팬들로부터 투표와 함께 받았던 사연을 곡마다 3개 정도 골라서 토미타 프로듀서가 읽어줬다. 가수의 꿈을 품고 있던 시절 자주 연습했던 곡, 자신의 결혼식에서 틀었던 곡 등등 곡에 얽힌 흥미로운 사연들이 많았다.

안무 강좌 코너는 입장 시에 받았던 세 종류의 트레이딩 카드를 활용하여 진행되었다. 뒷면을 보면 각각 빨강색, 노랑색, 초록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이걸로 원하는 곡을 고르는 방식이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アンダンテ〉, 〈Love is Mystery〉, 〈未来航路〉 중에서 어떤 곡의 안무를 배울 지를 선택했다. 〈未来航路〉는 멤버들이 올린 영상으로 하여금 SNS를 통해 학습되었기 때문에 적은 표를 받았고, 〈アンダンテ〉와 〈Love is Mystery〉는 박빙의 싸움 끝에 깻잎 한 장 차이로 〈アンダンテ〉가 승리했다. 필자는 〈Love is Mystery〉에 투표했는데, 평소였으면 다른 곡이 되어도 별로 아쉬워하지 않았겠지만 이번에는 되게 아쉬웠다. 〈アンダンテ〉도 안무가 정말 좋지만 〈Love is Mystery〉의 안무는 그야말로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후렴구의 안무 강좌를 마친 뒤에 멤버들은 〈アンダンテ〉를 불러주기도 했다. 그런데 스태프가 MR이 아니라 보컬이 있는 버전을 틀었던 재미있는 해프닝이 있었다.

노래 코너가 끝나고 나서 1달에 1번씩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팬클럽 전용 라디오 “ClariS Net ナイショの話”의 인트로 녹음이 있었다. 클라라와 카렌이 “ClariS Net!”라고 선창하면 관객들이 “ナイショの話~”라고 외치면 됐다. 엄청 특별한 건 없었고 간단하게 끝났던 코너였다.

그리고 나서 이번 팬클럽 이벤트에서 제일 즐거웠던 ASMR 게임이 있었다. 한 멤버가 과자를 먹는 ASMR을 들으면서 나머지 멤버가 그게 무슨 과자인가를 맞추는 고난이도 퀴즈였다. 아까 사용했던 트레이딩 카드로 멤버들이 어떤 과자를 먹게 할지 고를 수 있었다. 각 멤버마다 3가지의 선택지가 있었는데 나머지는 기억이 안 난다.. 클라라가 먹었던 과자는 “쟈가포쿠루(じゃがポックル)”, 카렌이 먹었던 과자는 “로이즈 초코(ROYCE’ POTATOCHIP CHOCOLATE)”였다. 순서는 먹는 사람 기준으로 클라라부터였다(카렌이 먼저 맞추고 그 다음에 클라라가 맞췄다). 어떤 과자로 할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퀴즈를 맞추는 입장의 멤버는 관객석을 바라보며 헤드폰을 낀 채로 춤을 췄다. 평소 과자를 좋아해서 그런지 신기할 정도로 둘 다 엄청 잘 맞췄다.

어느덧 이벤트가 거의 끝나갈 시간이 되었다. 팬클럽 이벤트 때마다 항상 하는 클라리스 검정은 없었지만 굿즈 소개 코너는 있었다. 도중에 토미타 씨의 굿즈도 내달라고 관객들이 요청했는데, 토미타 씨는 “너네 그래놓고 진짜 내면 안 살거잖아!”라고 재치있게 말했다.

이번 팬클럽 이벤트는 무려 2시간 30분 동안이나 진행했다. 작년 11월 〈Arcanum〉 다음 날에 했던 팬클럽 이벤트는 1시간 20분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클라리스 검정은 없었지만 가창 코너도 있었고 ASMR 코너도 있었고 자리도 클라라 쪽이었고(2층 발코니 왼쪽 최전열) 여하튼 즐거운 시간이었다. 원래 이번에도 1시간 30분 정도를 하려고 했으나 멤버들의 강력한 의지로 인해 훨씬 오래한 것이라고 한다.


3. 하이카라 촬영지 성지순례

6월 1일 아침에는 친한 카렌 가치코이 팬 형과 함께 〈はいからさんが通る〉의 성지를 찾아갔다. 〈はいからさんが通る〉의 MV는 사이타마현의 카와구치(川口)에 있는 OKS KAWAGUCHI CAMPUS라는 공원에서 촬영되었다. 생각보다 되게 외진 곳에 있기도 했고, 공간 자체도 엄청 작아서 조금 놀랐다. 도보로 1분이면 전부 둘러볼 수 있을 정도였다. 클라리스의 역대 MV 촬영지에 대해서는 따로 게시글을 올려두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4. 도쿄 공연

〈Tinctura〉 투어는 도쿄 공연을 위해 존재한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히 오사카와 히로시마 공연을 범부로 만들어버리는 수준이었다. 곡도 훨씬 많이 부른데다가 공연장 자체도 더 좋았고 심지어 밴드와 댄서도 참여했다.

<클라리스 댄서>
안나, 아이, 쿄카, 모에

<클라리스 밴드>
베이스 – 쿠로스 카츠히코(黒須克彦)
드럼 – 무라타 카즈히로(村田一弘)
키보드 – 나카오 마사후미(中尾昌史)
기타 – 야마모토 요스케(山本陽介)

개별 곡에 대한 감상은 대부분 上편에서 적었기 때문에 생략한다. 대신 몇 가지 생각나는 에피소드 위주로 적고자 한다.

  • 중간에 의상을 한명씩 갈아입는 시간이 있었다. 그동안 멤버들이 혼자서 MC를 맡았는데, 즉흥적으로 생각해낸 것이라서 공연마다 내용이 전부 달랐고 굉장히 재미있었다.
  • 클라라는 공연 전에 긴장하면서 잠시 카렌에게 말을 걸지 말라고 했는데, 이때 스태프가 도넛을 가져오자 “도너츠다!!!!”라고 외친 뒤로 텐션이 엄청 높아졌다고 한다. “I’m donut?”이라는 가게의 도넛이라고 언급되었다.
  • 그래서 필자는 일요일 아침에 하라주쿠(原宿)점으로 도넛을 사러 갔는데, 지하철에서 나올 때 옆에 지나가던 사람이 일본어로 “오늘 아임도넛 줄 미쳤지 않아?” 같은 말을 했다. 실제로 가보니 100명 넘게 줄을 서고 있어서 빠르게 포기했다. 하라주쿠가 워낙 사람이 많기도 하고, 게다가 이 날에는 다른 지점에서 더 늦게 열거나 휴업을 해서 이렇게 유독 몰린 것 같다. 다음 투어 때 가는 걸로!
줄이 너무 길어서 두개로 나뉘어 있을 정도였다.
  • 카렌은 클라라가 생크림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하며, 아까 스태프가 과일과 생크림이 가득 채워진 샌드위치를 가지고 왔는데 그게 쏟아져서 과일이 빠져버리고 생크림만 남은 상황이었다. 클라라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그걸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아마도 샌드위치를 사온 가게는 “샌드위치 하우스 메르헨(サンドイッチハウスメルヘン)”이었다고 추측된다.
  • 《Iris》 발매 기념 니코동 생방송 이래로 〈アンダンテ〉는 일본어의 “何だってー!(뭐라구~!)”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인하여 되묻는 상황에서 “안단테~?”나 “안닷테~?”라고 말하는 밈이 생겼다. 도쿄 라이브에서는 〈늑대와 향신료〉 애니메이션 팀이 찾아와서 멤버들에게 “설마 〈アンダンテ〉가 그런 뜻으로 쓰일 줄은 몰랐어요”라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사용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 마지막 앙코르 곡을 부르기 전에 멤버들은 관객들에게 응원봉의 색을 무지개처럼 바꾸도록 하였는데, 색이 다양하다보니 파랑색 계열의 색깔이 몇 가지 있었다. 카렌은 그중 〈ALIVE〉의 파랑색으로 바꾸라는 뜻에서 “얼라이블루(アライブル)”라고 표현했다.
  • 토요일에 친분이 있는 호주 팬으로부터 끝나고 뒷풀이를 하러 가자는 연락을 받았었다. 본래는 소규모 인원으로 밥을 먹을 예정이었지만, 어쩌다 사람이 매우 많아져서 20명이 넘는 대규모 파티를 이뤄서 같이 갔던 것 같다. 단체로 아키하바라에 있는 음식점에 가서 뒷풀이를 했다.
  • 매 공연마다 멤버들은 클라리스와 관련된 화제의 트윗을 직접 언급했다. 머플러 타올과 고무 밴드를 사용해서 리본을 만든 것, 트레이딩 카드로 듀얼을 하던 팬들 등등…(카렌이 장난으로 “우리를 가지고 싸우지 말아줘!”라고 말했다 ㅋㅋ)
  • 가장 인상에 남았던 건 같이 갔던 한국인 형에 대한 에피소드였다. 멤버들은 긴테(銀テープ)가 떨어졌던 〈コネクト〉 이후에 발코니 석의 사람들에게 전해주기 위해서 아레나 석에서 발코니로 이동하며 나눠주었던 팬이 있었다고 말하며, 앙코르 요청이 늦었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다고 스태프로부터 들었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엄청 자신들의 팬들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했는데, 이게 그 형의 얘기였다.
  • 투어 마지막 공연에서 아레나 최후열 자리가 걸리고 말았다. 번호를 보자마자 인권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은근 최후열이 나쁘지가 않았다. 합법적으로 점프나 까치발을 할 수 있었고, 덕분에 평소에는 조용히 라이브를 감상하는 편이지만 저때 만큼은 진짜 미친 사람처럼 즐길 수 있었다. 무대와의 거리는 멀었지만 필자의 시력이 꽤 좋은 편이라서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확실히 단차가 없다보니 앞 사람들로 인해 이따금씩 시야가 조금 가려지기는 했다.
  • 클라라는 도쿄 공연 마지막에서 〈Tinctura〉를 클라리스 역대 최고의 투어라고 말했다. 필자는 콘서트가 아닌 투어로서는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100% 동의할 수 있다.
  • 클라라는 〈Tinctura〉가 끝나고 난 뒤 인터뷰에서 “내가 노래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한 사람이라도 나의 노래를 들어주는 한 계속 노래를 부를 것이다”라는 멋진 말을 남겼다.

개인적으로 《Iris》 자체가 다른 정규 앨범과 퀄리티 측면에서 궤를 달리할 정도의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에게 있어서는 투어 참전은 처음이었기에 더욱 각별하기도 하고, 도쿄 말고도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그 과정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클라라와 카렌 2인 체제 하에서의 마지막 앨범이 《Iris》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 언제나 그랬듯 최고작을 마지막까지 갱신했다는 점에서 팬으로서는 자랑스러운 마음이 든다.

마치며) 요즘 현생이 바빠지기도 했고, 카렌의 은퇴 소식으로 인해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여력이 부족해 블로그를 한동안 쉬어버렸고, 결과적으로 후기 작성도 많이 늦어지게 되었네요. 후기 글은 가볍게 쓰려고 하면서도 욕심이 나서 언제나 길고 장황하게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클라리스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클라라의 새로운 도전을 변함없이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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